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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 대신 김하나

한별 2019.09.09 20:16 조회 수 : 5151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의 김하나 작가는 꿈꾸는 별 책방의 생일책 리스트에서 굉장히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분이다. 책방이 오픈하기도 전인 2018년 8월, 전작인 『내가 제일 좋아하는 농담』이 굉장히 마음에 들어 수줍게 연락을 드렸는데, 개인메일로 직접 생일을 안내해 주셨다. 책방의 컨셉은 커녕 개업할 자리도 찾지 못하던 무더운 여름, 작가님의 메일은 굉장히 큰 힘이 됐다. 당연히 김하나 작가의 신작들은 꿈꾸는 별 책방에 속속 들일 수밖에.  작가님의 생일은 제인 오스틴과 같은 날짜다.

 

 메일을 받고 1년이 지나 살펴보니 같은 날짜의 작가가 두 명 더 늘었다. 한 명의 외국 작가와 한 명의 한국 고고학자. 외국 작가는 구글링을 통해 생일을 알 수 있었고, 한국 고고학자 분은 직접 연락해 생일을 받았다. 방송에도 자주 나오는 작가님인데다 고고학을 주제로 따뜻한 삶의 이야기를 전하는 책이라 생일책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슬슬 리스트에 정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책을 추천할 수도 없고, 이왕이면 나와 인연이 닿은 작가의 책을 한 권이라도 더 소개해 주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리스트에서 제인 오스틴과 다른 한 명의 외국 작가를 지웠다.

 

 다른 서점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꿈꾸는 별 책방의 북 큐레이션은 이런 식으로 이루어진다. 유명한 작가인지 아닌지는 생각보다 중요하지 않다. 생일책 선택에 첫 번째 기준은 물론 책의 구성과 구색이겠지만, 서점과 작가 사이의 이야기 또한 책 선택에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그리고 꿈꾸는 별 책방에서만 들을 수 있는 특별한 이야기가 된다.

 

 간혹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의 두 분 관계를 다른(?) 시선으로 보시는 분들이 있다. 그럴 때면 나는 친절하게 친구 둘이 살고 있는 이야기를 담은 책이라고 말씀드린다. 그리고 작가님과 메일을 주고 받은 이야기와 함께 꿈꾸는 별 책방의 이야기도 함께 전해 드린다. 지금은 밀려 오는 신간과 새로 합류한 생일 책에 밀려 포장된 책 속에서만 발견할 수 있지만, 작가님의 다음 작품이 나오면 매대에는 신간이 올려져 있을테고 작가님의 메일을 받은 이야기도 꿈꾸는 별 책방에서 깨어날 것이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책 보기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4531771